로마서 15:8-13
08 내가 말하노니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진실하심을 위하여 할례의 추종자가 되셨으니 이는 조상들에게 주신 약속들을 견고하게 하시고,
09 이방인들도 그 긍휼하심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려 하심이라. 기록된 바, '그러므로 내가 열방 중에서 주께 감사하고 주의 이름을 찬송하리로다' 함과 같으니라.
10 또 이르되, '열방들아 주의 백성과 함께 즐거워하라' 하셨으며,
11 또, '모든 열방들아 주를 찬양하며 모든 백성들아 그를 찬송하라' 하였으며,
12 또 이사야가 이르되, '이새의 뿌리 곧 열방을 다스리기 위하여 일어나시는 이가 있으리니 열방이 그에게 소망을 두리라' 하였느니라.
13 소망의 하나님이 모든 기쁨과 평강을 믿음 안에서 너희에게 충만하게 하사 성령의 능력으로 소망이 넘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본문에 담긴 뜻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할례의 추종자'라는 구절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합니다. 자체로만 보면 참 이해하기 어려운 구절이 아닐 수 없습니다. 원문으로 보면 '페리토메 디아코노스'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디아코노스'라는 단어가 우리가 잘 아는 '집사'로 번역되는 단어인데, '주인의 명령을 수행하는 사람'이란 뜻입니다. 그러므로 '페이토메 디아코노스'를 말 그대로 직역하면 '할례를 섬기는 자'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할례를 섬기는 자'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이를 위해 '할례'의 유래와 의미를 간단히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할례(헬: 페리토메)'는 남성의 생식기 끝 표피를 잘라내는 의식입니다. 성경에서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행하라고 명령하심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하나님이 또 아브라함에게 이르시되 그런즉 너는 내 언약을 지키고 네 후손도 대대로 지키라. 너희 중 남자는 다 할례를 받으라. 이것이 나와 너희와 너희 후손 사이에 지킬 내 언약이니라" (창 17:9-10)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과 언약을 맺으신 후 그 언약을 지키려면 반드시 '할례'를 행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할례'를 받지 않으면 '언약 백성'으로 여기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너희 집에서 난 자든지 너희 돈으로 산 자든지 할례를 받아야 하리니 이에 내 언약이 너희 살에 있어 영원한 언약이 되려니와 할례를 받지 아니한 남자 곧 그 포피를 베지 아니한 자는 백성 중에서 끊어지리니 그가 내 언약을 배반하였음이니라" (창 17:13-14)
위 말씀을 보면 '할례'가 얼마나 중요한 의식인지 알 수 있습니다. 할례는 살에 새긴 '영원한 언약'입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지금도 아들을 낳으면 8일 만에 이 의식을 치릅니다. 이 때문에 '할례 받은 자' = '유대인'이란 등식도 생겨났습니다.
그렇다면 구원을 받기 위해서 반드시 육체의 살에 새기는 할례가 팔요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무릇 표면적 유대인이 유대인이 아니요, 표면적 할례가 할례가 아니니라. 오직 이면적 유대인이 유대인이며 할례는 마음에 할지니 영에 있고 율법 조문에 있지 아니한 것이라. 그 칭찬이 사람에게 서가 아니요 다만 하나님에게 서니라" (롬 2:28-29)
육체에 행하는 할례는 율법적 행위에 불과합니다. 그 행위를 하나님께서 의롭다고 인정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할례는 '마음의 할례'입니다. 이 할례는 하나님께서 직접 우리 마음에 새겨주시는 할례입니다. 다른 말로 '성령 세례'라고 불러도 무방합니다.
'마음의 할례'란?
'마음의 할례'는 나의 육이 부정되는 것입니다. 나의 생각, 나의 뜻, 나의 욕망, 나의 계획... 등 '나'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모든 생각들이 잘려나가는 것입니다. 이를 간단히 '나의 죽음'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내'가 완전히 죽을 때 비로소 하나님의 생각이 그 안에 싹트게 됩니다. 그 싹은 점점 자라나서 내 안을 채우게 됩니다. 나는 죽지만 하나님이 새롭게 살게 되는 것입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갈 2:20)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믿는다고 하는 것일까요? 그의 언약을 믿는 것입니다. 그가 주신 언약 안에서 내가 죽고 새로운 피조물로 거듭남을 믿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언약을 지키실 예수를 무한신뢰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할례'와 '언약'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나와 맺으신 언약을 지키시기 위해서 자신이 철저히 부정되셔야 했습니다. 십자가에서 온갖 모욕과 조롱을 당하셔야 했고, 육체의 죽음까지 경험하셔야 했습니다. 역사가 시작되고 마치는 모든 과정들은 하나님의 언약이 성취되는 과정이고, 그 중심에 예수님의 십자가 섬김이 있습니다.
이 섬김으로 말미암아 유대인이든, 비유대인이든 상관없이 영생을 얻을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율법과 상관없이 오직 하나님의 주권과 은혜로만 얻게 되는 구원의 길이 열렸습니다.
이 사실을 깨달은 사도 바울은 감격에 겨워 찬양합니다.
"내가 말하노니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진실하심을 위하여 할례의 추종자가 되셨으니 이는 조상들에게 주신 약속들을 견고하게 하시고, 이방인들도 그 긍휼 하심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려 하심이라. 기록된 바, '그러므로 내가 열방 중에서 주께 감사하고 주의 이름을 찬송하리로다' 함과 같으니라." (롬 15:8-9)
"또 이르되, '열방들아 주의 백성과 함께 즐거워하라' 하셨으며, 또, '모든 열방들아 주를 찬양하며 모든 백성들아 그를 찬송하라' 하였으며, 또 이사야가 이르되, '이새의 뿌리 곧 열방을 다스리기 위하여 일어나시는 이가 있으리니 열방이 그에게 소망을 두리라' 하였느니라. 소망의 하나님이 모든 기쁨과 평강을 믿음 안에서 너희에게 충만하게 하사 성령의 능력으로 소망이 넘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롬 15:10-13)
우리에게 언약을 주신 주님을 찬송합니다. 십자가 섬김으로 그 언약을 성취해 주신 은혜를 찬송합니다. 모든 열방이 주의 은혜를 깨닫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그의 은혜를 영원히 찬송하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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