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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씨편지/로마서 이야기

(로마서 이야기 71) 나의 동역자들...

홀씨지기 2024. 11. 11. 19:49

로마서 16:1-4
01 내가 겐그레아 교회의 일꾼으로 있는 우리 자매 뵈뵈를 너희에게 추천하노니, 
02 너희는 주 안에서 성도들의 합당한 예절로 그를 영접하고 무엇이든지 그에게 소용되는 바를 도와 줄지니 이는 그가 여러 사람과 나의 보호자가 되었음이라. 
03 너희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나의 동역자들인 브리스가와 아굴라에게 문안하라. 
04 그들은 내 목숨을 위하여 자기들의 목까지도 내놓았나니 나뿐 아니라 이방인의 모든 교회도 그들에게 감사하느니라. 


 

바울은 편지의 마지막에서 로마 교회의 여러 성도들의 이름을 일일이 나열하며 문안합니다.  

뵈뵈

"내가 겐그레아 교회의 일꾼으로 있는 우리 자매 뵈뵈를 너희에게 추천하노니, 너희는 주 안에서 성도들의 합당한 예절로 그를 영접하고 무엇이든지 그에게 소용되는 바를 도와 줄지니 그가 여러 사람과 나의 보호자가 되었음이라." (롬 16:1-2)

가장 먼저 언급된 사람이 '뵈뵈'라고 하는 자매입니다. 그녀는 겐그레아 교회 출신으로  교회를 위해 힘써 수고했던 인물입니다. 겐그레아가 고린도  항구에 위치한 도시라는 것으로 볼 때, 그녀는 고린도 교회에서 바울과 함께 동역했었을 것입니다. 바울은 로마 교인들에게 그녀를 합당한 예절로 영접하라고 부탁합니다. 이를 근거로 대부분의 신학자들이 편지를 로마 교회에 전달한 사람이 뵈뵈였을 것이라는 사실에 동의합니다.  그녀는 바울의 든든한 후원자였을 뿐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신임을 받을 만큼 신실한 믿음의 일꾼이었습니다. 

그녀의 손에 들려있었던  작은 두루마리가 전 세계 역사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을 그녀가 짐작이나 했을까요? 종교개혁의 기폭제가 되었던 루터가 로마서를 읽다가 회심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런 어마어마한 일에 이름도 생소한  한 여인이 쓰임을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 참으로 신비롭습니다. 


브리스가와 아굴라 부부

"너희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나의 동역자들인 브리스가와 아굴라에게 문안하라. 그들은 내 목숨을 위하여 자기들의 목까지도 내놓았나니 나뿐 아니라 이방인의 모든 교회도 그들에게 감사하느니라." (롬 16: 3-4)

바울은 브리스가와 아굴라 부부에게 문안을 전합니다. 앞서 언급된 뵈뵈가 편지를 전달한 사람이었던 것을 감안할 때 실질적으로 바울이 로마 교인 중에서 가장 먼저 문안한 사람이 이들 부부입니다. 그만큼 그들이 바울과 각별한 관계를 가졌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브리스가와 아굴라 부부가 어떤 사람들이었는지를 자세히 언급하려면 긴 지면이 필요할 것입니다.  여기서는 중요한 부분만 요약해서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부부는 바울과 같이 장막을 만들어 파는 일을 직업으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연줄이 되어 고린도에서  바울을 만났고, 그 후로 줄 곧 바울과 동행하며 동역했습니다. (행 18: 2)  바울과 이들 부부와의 관계가 얼마나 각별했었던 지는 그들을  소개한 바울의 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 그들은 내 목숨을 위하여 자기들의 목까지도 내놓았나니 나뿐 아니라 이방인의 모든 교회도 그들에게 감사하느니라" (롬 16:4)

부부는 바울을 위해 자신들의 목숨도 내놓을 정도라고 말합니다. 더 정확히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위해서 그랬을 것입니다. 누군가를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기꺼이 그 삶을 결단했습니다.  주와 복음을 위해 모든 것을 걸었던 것입니다. 실제로 그들의 삶의 흔적들이 성경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바울은 더 여러 날 머물다가 형제들과 작별하고 배 타고 수리아로 떠나갈새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도 함께 하더라 바울이 일찍이 서원이 있었으므로 겐그레아에서 머리를 깎았더라. 에베소에 와서 그들을 거기 머물게 하고 자기는 회당에 들어가사 유대인들과 변론하니" (행 18: 18-19)

바울이 2차 선교 여행을 하던 중, 고린도를 떠나 수리아 지역(안디옥)으로 가려고 할 때 브리스가, 아굴라 부부가 그와 동행합니다. 쌓아 두었던 비지니스적인 기반을 내려놓고 복음 전하는 일을 선택한 것입니다. 그런데 바울은 무슨 일인지 그들을 에베소에 머물게 하고 자신만 안디옥으로 돌아갑니다.  예상하기로는 에베소 교회를 섬겨야 할 일이 있어서 그랬을 것입니다.  그 일을 계기로 후일에 두 사람은 바울의 영적 아들인 디모데와 함께 에베소 교회를 섬기게 됩니다. (딤후 4: 19)

"알렉산드리아에서 난 아볼로라 하는 유대인이 에베소에서 이르니 이 사람은 언변이 좋고 성경에 능통한 자라. 그가 일찍이 주의 도를 배워 열심으로 예수에 관한 것을 자세히 말하며 가르치나 요한의 세례만 알 따름이라. 그가 회당에서 담대히 말하기 시작하거늘 브리스길라와 아굴라가 듣고 데려다가 하나님의 도를 더 정확하게 풀어 이르더라" (행 18: 24-26)

부부는 아볼로라고 하는 사람이 성경은 잘 알지만 영적 세례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는 그를 불러다가 복음의 참 의미를 자세히 풀어서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교육을 마친 후에는 그를 고린도로 파송하여 설교자로 섬기게 했습니다.  바울이 에베소에 있었다면 했을 일을 그들이 대신 감당한 것입니다. 바울이 왜 부부를 에베소에 머물게 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아시아의 교회들이 너희에게 문안하고 아굴라와 브리스가와 그 집에 있는 교회가 주 안에서 너희에게 간절히 문안하고" (고전 19: 19)

위 말씀을 잘 보면 부부가 늘 자신들의 집을 교회 집회 장소로 오픈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업을 하던 이들이라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던 이유도 있었겠지만, 그보다 믿음의 이유가 더 컸을 것입니다.  그들은 늘 교회를 위해 자신들의 것을 헌신했습니다. 로마 교회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로마서 5장 1절을 보면 '또 저의 집에 있는 교회에도 문안하라'라고 했는데, 여기서 '저의 집'이 바로 브리스가, 아굴라 부부의 집입니다. 

핍박이 심하던 시절에 이렇게 자기 집을 예배처로 헌신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목숨을 내놓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향한 그들의 사랑과 열망이 얼마나 뜨거웠는지 알 수 있습니다. 


어느 추운 겨울 날, 고린도 지역의  한 쪽방에서 촛불을 밝힌 채 로마서를 저술하고 있었을 바울을 상상해 봅니다.  그의 마음속의 첫 번째 편지 수신자가 과연 누구였을까요?  예상해 보건대 브리스가와 아굴라 부부였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울은 얼마나 그들이 보고 싶었을 까요? 얼마나 그들을 다시 만나 복음의 은혜를 서로 나누고 싶었을까요? 나를 위해 목숨까지 내 줄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얼마나 큰 위로와 용기를 얻었을까요?  바울은 분명 행복한 사역자였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