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1:1
"예수 그리스도의 종 바울은 사도로 부르심을 받아 하나님의 복음을 위하여 택정함을 입었으니..."
바울의 본명은 '사울'입니다. 히브리식 이름입니다. 그런데 그는 그리스도를 만난 후 '바울'로 불렸습니다. '바울'은 라틴어식 이름인데 작은 자라는 뜻입니다. 그가 왜 '사울'을 버리고 '바울'로 불리기 원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여하튼 그가 쓴 편지들을 보면 그는 언제나 자기의 이름을 '바울'이라고 썼습니다.
'사울'은 '큰 자'란 뜻이고, '바울'은 반대로 '작은 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그가 자신의 이름을 '바울'로 불리기 원했던 이유였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스스로를 '작은 자'로 불리기 원했던 것입니다.
예수를 알기 전 그는 '큰 자'가 되기를 원했을 것입니다. '큰 자'가 되려는 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욕망이니까요. 성실함과 노력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그는 젊은 시절에 성공가도를 달렸습니다. 바리새인 교육의 산실인 가말리엘 문하에 들어가 최고의 학문을 배웠을 뿐 아니라, 그의 부모님에게서 물려받은 로마의 시민권으로 인해 남부럽지 앉은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를 만나고 난 후 그의 가치관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큰 자'가 되는 삶의 부질없음을 알게 된 것입니다. 예수를 알면 알수록 그 앞에서 작아지는 자신을 발견했을 것입니다. 이런 그의 마음이 그가 쓴 편지들 곳곳에 묻어 있습니다. 고린도전서 15:8-9에서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맨 나중에 만삭되지 못하여 난 자 같은 내게도 보이셨느니라. 나는 사도 중에 가장 작은 자라. 나는 하나님의 교회를 박해하였으므로 사도가 칭함을 받기를 감당하지 못할 자니라"
디모데전서 1:15에도 비슷한 언급이 있습니다.
"미쁘다 모든 사람이 받은 만한 이 말이여. 그리스도 예수께서 죄인을 구원하시려고 세상에 임하셨다 하였도다.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라"
그는 자신을 가리켜 '작은 자'라 하였고, 사도라고 불릴 자격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더 나아가 '죄인 중에 괴수'라고까지 했습니다. 하나님 앞에 선 그의 마음자세가 어떤지를 여실히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예수를 올바로 알면 바울처럼 '작은 자'의 마음을 갖게 됩니다. '큰 자'가 되려는 욕망은 부서지고, 점점 작고 낮은 자의 자리로 끌려가게 됩니다. 이것이 예수를 제대로 아는 자들에게서 흘러나와야 하는 자연스러운 태도입니다. 예수께서도 이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 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사람이 천국에서 큰 자니라"(마18:4)
'사울'이 아니라 '바울'로 사는 것이 예수의 가르침이고, 그리스도인들에게 요구되는 덕목임을 늘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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